청년이 만드는 청년 사회주택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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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에 하는 고생은 보약이라는 말이 있지만 이 시대 청년들은 고생을 보약으로 여기기에는 너무 여러 가지 난관에 봉착해 있다. 삼포, 사포를 넘어 이제는 오포라는 슬픈 신조어가 쏟아지는 것만 봐도 청년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알 수 있다. 이 중에서 주거문제는 대가족이 보편적이어서 부모의 보호 아래 오랜 시간을 보냈거나 사글세나 자취방에 살았어도 저렴한 임대료로 큰 부담이 되지 않았던 과거의 청춘들에게는 대체로 극복이 어렵지 않았던 삶의 소재였다. 청년주거빈곤율이 통계에 따라 차이는 있는지 40%에 달하고 나날이 그 수치가 높아지는 현실과 어둡고 습한 지옥고(지하방,옥탑방,고시원)에서 가장 푸른 청년기를 보내야 하는 청년들이 늘어나는 현상은 수많은 대책에도 불구하고 해결되지 않는 청년 주거빈곤의 실태를 드러낸다.

나눔과미래, 서울시사회주택종합지원센터가 사회주택협회와 함께 한국타이어나눔재단의 후원으로 시작한 청년사회주택 육성사업 ‘작당모의-작지만 당당하게 모여살자!’는 이런 현실에서 출발했다. 특이한 점은 청년이 스스로 사업의 주체가 되어 청년에게 부담가능한 주거를 제공하자는 다소 힘겨워 보이는 도전정신에서 기반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신의 주거공간 한 칸도 마련하기 힘든 청년들이 모여 스스로 자신들 보다 어려운 여건의 청년들까지 포용하는 대안적 주거공간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가?라고 많은 이들은 생각하겠지만 삼십여명에 달하는 청춘이 이 실험에 뛰어들었다. 주거난이라는 깊은 호수에 빠진 청년들에게 지푸라기가 되어준 존재들이 있었으니 그들 역시 젊고, 무모해 보이는 창업의 벅찬 도전을 잘 이겨나가고 있는 멘토그룹이다. 모두들주택협동조합, 민달팽이유니온, 오쉐어하우스, 코티에이블, 선랩, 해맑은주택협동조합을 운영하는 청년 기업가들이 바로 그들이다.

올해 3월부터 시작된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이 마무리되는, 아니 첫발걸음을 내딛는 행사가 5월 12일 개최되었다. 작당모의 최종발표회가 열린 날이다. 청년 주거활동 조직의 헌신적인 코칭과 관련 전문가의 강의를 수강하면서 생면부지의 젊은이들이 팀을 이루어 모의한 청년사회주택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평가를 받는 자리였다.

놀랍고, 패기 넘치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계획을 팀간 경쟁을 즐기며 한 팀씩 발표할 때 마다 모든 심사위원과 팀원, 멘토들의 얼굴에는 기대감, 대견함과 더불어 이 계획이 정말 실현될 수 있을까란 궁금증이 점점 증폭되었다.

도시재생구역인 상도동에서 오래된 주택을 매입해 새로운 세대통합형 주거공간으로 리모델링하겠다는 사각사각팀의 여기붙어하우스는 기존 세입자, 노인 등 지역사회 내 사회적약자와 청년이 공존할 수 있는 공간구상과 공유공간에 대한 새로운 해석으로 눈길을 끌었다.

책이 가득한 거리에서 함께 사는 즐거움이란 모토를 내세운 해품달 팀은 신규로 조성될 예정인 면목동 공동체주택 거리에서 책을 소재로 청년들이 함께 읽고, 소통하고, 자기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거리를 창조하고 이를 주거공간과 잘 버무려 좋은 평가를 받았다.

혼밥이 일상화된 청년들의 일상을 공동주거를 통해 해결해 가겠다는 파운더팀의 밥먹고가게나는 먹거리와 관련된 업종에 종사하는 지역 소상공인과 더불어 나누는 지역기반 주거유형을 제시해서 청년들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관심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었다.

민간의 주도성이 약한 사회주택 정책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는 지금, 함께 살고 싶어 하는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조직된 아무나건축주협동조합팀의 하우스아무나불광은 각자가 능력범위 내에서 부담하여 주체적으로 주택을 공급함으로써 자신들의 주거문제를 창조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계획으로 신선함을 안겨주었다.

대학을 가지 않는 선택을 하는 31%의 청년을 위한 투명가방끈팀의 공동주거프로젝트 다다다는 다양한 사람의 각기 다른 선택은 존중받아야 하고 조기에 사회에 뛰어든 또는 생존을 위해 대학이라는 유예기간도 없이 알바로 내몰린 청년들의 자조적인 주거운동을 서울시에도 청년주거빈곤율이 55%로 가장 높은 관악구에서 실천해 보겠다는 당찬 발상으로 박수를 받았다.

UNIASSI팀의 홈리쉬는 커뮤니티케어를 모토로 독립된 주거와 서비스를 이용하는 무연고 사회복지 주택으로 시설중심의 보호체계에서 주거를 테마로 한 색다른 개념을 제시해 신선한 대안이 될 수 있겠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이 짧은 글에 3개월에 걸친 청년 멘토와 멘티간의 끈끈한 팀워크와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낸 청년들의 지적, 실천적 실험을 다 표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하지만 대회에 참석한 모든 사람은 청년들의 호연지기 충만한 계획에 감동받고, 이들과 함께 해야겠다는 동기를 마음에 품고 헤어질 수 있었다. 이제 팀별 계획은 후속 모임을 통해 다듬어지고 멘토와 전문가들의 지속적인 도움으로 현실성의 옷을 입고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따뜻한사회주택기금은 올 해 청년 주거공간 창출을 돕기위해 팀별 최대 1억을 연리 1%라는 좋은 조건에 빌려줄 준비를 마쳤다. 꿈이 현실이 되는 날, 기성세대들은 ‘너희들이 직접 집을 만드는게 어떻게 가능하겠어?’라는 반신반의 껍질을 깨고 나오게 되고, 주위 청년들은 ‘우리는 그저 운이 좋으면 싼 집을 찾아내 집주인 눈치를 보면서 살 때 까지 사는거지’라는 패배감에서 벗어나게 되리라. 청년 작당모의를 곁에서 지켜보면서 그 날이 멀지 않았다는 행복한 예감을 가지게 된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서울시사회주택종합지원센터장 남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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