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에게 도시재생은 사업이 아닌 삶이다

doorae0912의 이미지

 

 

주민 조직은 활동가의 역량만으로 되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주민들을 조직할 수 있는가? 올들어 도시재생사업을 전담하게 되면서 매일 하는 고민이다. 주민들에게 필요한 것이 어떤 것인가 찾고,  주민들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만나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을 얘기하고, 그들의 얘기를 듣고, 우리가 함께할 수 있는 접점을 찾고, 그걸 함께 하자고 제안하고, 함께 할 수 있는 걸 해나가고.. 내가 하는 모든 일은 이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모든게 주민을 재생의 주체로 세워가고자 하는 일이다. 

그런데 일을 하면서 벽에 부딪히는 건 동네가 좋아지는 일이라고, 당신에게 도움되는 일이라고 해도 선뜻 내미는 손을 잡는 주민은 극소수라는 점이다. 여러가지 이유를 댈 수 있다. 너무 바빠 시간이 없어서, 개인주의가 팽배해서, 홍보 부족으로 아직 몰라서 등.. 하지만 이 모든 것에 해당하지 않고도 참여하지 않는 주민도 여전히 너무 많다. 왜 그럴까?

새로운 지역에서 사업을 시작하면서 동네에서 무언가 하고 있는 사람들을 찾았다. 동네를 위해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도시재생에 대해 얘기하며 좋은 일 한다고 잘 해보라고 얘기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활동가가 잘 해보길 바랄뿐 같이 하자고 하는 순간 벽이 생겼다. 그렇게 3개월이 지났다. 그리고 서서히 벽이 허물어지고 있는게 느껴진다. 여전히 많은 벽을 느끼지만 허물어지는 조짐은 분명히 있다. 그 3개월동안 무엇이 있었기에 변화의 조짐이라도 감지되는 걸까? 그건 아마도 시간일 것이다. 

어떤 사업지역에선 담장을 고쳐준다고 했다. 자부담이 약간 있긴 하지만 80%를 그냥 지원해준다. 그래도 참여하는 주민은 많지 않다. ‘내가 거지도 아니고, 잘 알지도 못하는데 굳이 그런거 받고 싶지 않다.’ 간접적으로 들은 어떤 주민의 반응이었다.

삶은 사업이 아니다. 사업이라면 안 그러겠지만 삶이기 때문에 도움되는 일이라고 선뜻 그것을 잡으려 하지 않는다. 삶에서 그것보다 중요한 건 사람간의 관계다. 몇 번은 봐야 그 사람의 말을 들어보려고 한다. 그래서 그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도시재생이 제도화되기 시작한지 4년 가량이 지나며 이런 시간을 위한 제도화는 점차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공공은 촉박하다. 수시로 말을 듣는다. 어떻게 되고 있나, 주민들이 얼마나 모이고 있나, 어떤 성과가 있나, 무엇이 문제인가, 무엇이 필요한가? 그럴때면 이렇게 대답하고 싶어진다.

“이 동네와 활동가에게 필요한건 시간이다, 그리고 공공의 여유다”

시선 분류: 
doorae0912의 이미지
소개 doorae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