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재개발 제도 개선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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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6.11

누구를 위한 재개발 제도 개선안인가?

이주원

 

지난 6월 10일 서울시 주거환경개선정책 자문위원회(이하, 서울시 자문단)가 재개발 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서울시 자문단에 내놓은 개선안의 방향성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나 세부적인 제도 개선안은 재개발사업 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너무 미흡해 보인다. 

 

‣ 서울시 자문단은 ‘공공관리자 제도’의 도입으로 재개발사업의 투명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재개발사업 과정에서 시공사, 재개발조합, 정비업체의 결탁으로 인해 많은 주민들이 재산상의 피해를 당하고 있었기 때문에 제도의 개선은 시급했다. 문제는 공공관리 비용의 분담방식이다. 그러나 개선안에서는  공공관리비용을 어떤 방식으로 부담할지 구체적인 방안 빠져 있어 용두사미가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서울시는 소요비용의 마련등과 관련된 재정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 현행 도시정비법 상 총회의 주민 직접 참석 의무비율은 10%에 불과해 주민배제형 개발이 되고 있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서울시는 주민 직접 참여율을 상향하고 정보공개를 강화하겠다는 개선안을 내놓았다. 이 역시도 구체적인 내용이 빠져있다. 토지주택공공성네트워크는 조합설립을 위한 창립총회, 관리처분계획 확정을 위한 주민총회에는 주민 직접 참석의무비율을 50%이상으로 높일 것을 요청한다. 더불어 재개발지역의 주민들에게 원성이 대상인 서면결의제도도 개선해야 할 것이다.

 

‣ 서울시 자문단은 ‘정비사업비 산정프로그램을 개발해서 분담금의 추산내용을 제시 못해 발생하는 주민 갈등을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재개발사업 추진 시 주민에 분담해야할 추가분담금과 관련한 제도적 허점은 시급하게 개선해야한다. 이 문제를 계속 방치할 경우 현재 발생하는 재개발사업 지역별 소송사태를 막을 길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시 자문단이 제시한 방법은 문제가 있다. 현행 도시정비법 아래에서 재개발조합이 인가되고 나면 사업을 멈추기가 곤란하다. 따라서 조합설립인가 전에 주민들은 추가로 부담해야할 비용에 대해 명확히 알고 참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는 관련 소송의 판결문에서도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조합설립 전에 분담비용의 기준을 명확히 밝혀 주민들로 하여금 재개발사업의 참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던지, 아니면 관리처분인가의 요건을 조합설립동의 요건(주민동의 75%)에 준하게 하여 주민들의 피해가 클 경우 재개발사업을 중단 및 보류할 수 있게 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선되어야 한다.

 

‣ 서울시 자문단이 내놓은 세입자대책은 주택․상가세입자들의 주거안정과 생존권과는 동떨어진 개선안이다. 상가세입자의 영업손실보상금(휴업보상금)의 지급 기준을 상향(3개월에서 4개월)하겠다고 하는 것도 생색내기에 불과하다. 이 개선안은 지난 5월 27일 공포된 도시정비법에 반영되어 있어 국토해양부가 시행령, 시행규칙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문제는 상가세입자들이 그동안 요구했던 권리금, 대체상가(임대상가) 등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빠져 있다. 

 

또한 서울시 자문단은 주거이전비의 차등지급을 방안으로 내놓았지만 현행도 가구원수에 따라 주거이전비를 차등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재개발지역의 세입자들이 진정 요구하고 있는 것은 재개발사업으로 철거되는 보금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임대주택이다. 임대주택의 추가 확보 및 공급 방안을 내놓지 않고서는 전체 세대수의 70%가 넘는 세입자들의 주거안정을 도모하기 어렵다. 

 

특히 지난 5월 27일 통과된 도시정비법 개정안(가옥주에게 세입자의 손실보상을 떠넘김)과 입법예고된 도시정비법 시행령, 시행규칙 개정안(주거이전비 자격 취득일을 구역지정공람공고일로 명문화)으로 인해 세입자의 보상 제도는 실질적으로 후퇴되었기 때문에 현행 제도의 개선 없이는 서울시의 개선안은 거의 실효성을 발휘할 수 없다.

 

‣ 서울시 개선안에서는 ‘기반시설 설치비용을 공공이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재개발(뉴타운)사업은 불량주거지역에 기반시설을 확충하여 주거환경개선을 목적으로 추진하는 도시정비사업이기 때문에 당연히 공공이 재정을 투입해야 하며, 관련법률에서도 정부가 정비사업에 소요되는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돈’이다. 서울시 개선안이 현실성이 있으려면 충분한 재정을 확보해야 한다. 그동안 서울시도 약 3조3천억원을 조성했지만, 현재는 약 1조원 정도가 남아 있다. 그런데 기존 사용분의 대부분은 임대주택 매입비, 임대주택 위탁관리비 등에 사용되었다. 잔여액 1조원도 서울시내에 약 300여 군데에 달하는 재개발구역에 단순히 평균해서 나눈다고 할 경우, 구역당 33억원에 불과한 수준이다. 서울시가 잔여재원을 기반시설 설치비용을 지원할 것인지 뚜렷하지 않다. 

 

따라서 서울시는 재개발[뉴타운]사업을 공공지원과 민간주도사업으로 이분화하여 사업의 성격에 따라 기반시설 설치비용 지원을 차등화하여 소요되는 재원 조성의 목표 정하고 확보해야 한다. 서울시의 경우 정비기금과 특별회계를 합해 연간 1조원씩, 20년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해야 한다.

 

 

 

※ 예전 홈페이지에 있던 글을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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