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 밀어붙이면 제2, 제3의 용산참극 불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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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3

뉴타운 밀어붙이면 제2, 제3의 용산참극 불러온다

[기고] 공익사업 가면 쓴 '도적들의 잔치'

이주원 나눔과미래 지역사업국장

 

※이주원 국장이 민중의 소리에 기고한 글입니다.

 

 

 

20일 아침, 용산4구역 재개발사업 철거 현장에서 6명의 고귀한 생명이 유명을 달리했다. 새해 벽두부터 국민들에게 전해진 이 참담한 비보는 막개발 정책을 밀어붙인 이명박 정권과 뉴타운 재개발사업의 감독청인 서울시의 방관과 충성경쟁으로 일관하는 경찰의 과잉진압이 맞물려 이루어진 비극이며, 근본적으로는 도시정비사업의 구조적 모순이 불러온 반문명적인 사건이다. 도시재개발사업이 무엇이기에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생명을 이토록 어이없이 앗아갔는지 안타까움을 말로 다할 수 없다. 삼가 고인이 되신 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

 

고귀한 생명 6명의 목숨을 앗아간 뉴타운 재개발사업은 공익사업이다. 즉, 공공의 복리를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수많은 재개발사업 현장에서 다수의 주민들은 뉴타운 재개발사업을 공익사업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을 도적법이라 부르며, 도적법에 의해 추진되는 도적들의 잔치라고 말한다. 뉴타운 재개발사업은 공익사업의 가면을 쓴 민간조합 주도의 도시정비사업으로 제2, 제3의 용산참사를 불러올 수 있다. 

 

 

 

경찰특공대가 20일 새벽 용산구 한강로2가 한강대로변 재개발지역 4층짜리 건물에서 강제진압 작전을 하던 중 시너가 폭발해 철거민 5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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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주민참여 배제하는 뉴타운 재개발사업

 

뉴타운 재개발지역에 사는 많은 주민(가옥주와 세입자)들은 도시정비사업 추진과정에 민주적인 주민 참여를 요구하고 있지만, 참여가 보장되지 않는다. 사업시행과정, 조합설립과 운영과정에서 조합임원 및 시공사, 용역업체와 관할 공무원들에 의한 비민주적 행위에 대해 직접 참여하여 시정할 수 있는 제도의 보완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재개발조합과 주민들 간의 분쟁,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의 분쟁은 더욱 불거지면 불거졌지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이를 위해 자치단체별로 이해관계자 및 전문가,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상설적인 민원조정기구를 제도화해야 하며, 재개발조합의 회계 및 업무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주민감사기능을 확대하여 소수의 개발추진세력이 장악한 조합에게 지나치게 많이 부여된 의결 및 집행권한을 제한하여 비리구조를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또한 뉴타운 재개발사업의 본래 취지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이해당사자인 주민들은 물론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뉴타운 재개발사업 종합 개선추진위원회’를 정부차원에서 구성하여 용산참사를 통해 근본적인 드러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세입자의 80%가 쫓겨나는 뉴타운 재개발사업

 

용산참사가 터지자마자 서울시는 뉴타운 재개발사업 진행시 세입자 보상금의 일부를 보조해주겠다고 뒷북을 치고 있다. 서울시는 또 헛다리를 짚은 것이다. 세입자들의 요구는 몇 푼 안 되는 현금보상이 아니라 안정적인 주거대책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용산참사가 발생한 20일 ‘뉴타운재개발중단을 촉구하는 전국뉴타운재개발지구비대위대표연합’이 서울역에서 집회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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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현재 서울시 뉴타운지역의 세입자 가구 수 비율은 전체가구수의 70%를 넘어서고 있다. 특히 왕십리뉴타운, 노량진뉴타운, 영등포뉴타운 등은 세입자가구 비율이 80%를 넘기 때문에 세입자가구의 주거안정대책이 마련되지 않고서는 뉴타운 재개발사업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본다. 그러나 뉴타운 재개발지역 철거세입자들에게 공급되는 공공임대주택의 건립의무비율은 총 건설세대수의 17%정도밖에 짓지 않기 때문에 수많은 세입자들이 정든 보금자리를 잃고 쫓겨나고 있다. 

 

따라서 뉴타운 재개발지역 세입자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공공임대주택의 건립비율을 총 건설세대수의 30%정도로 확대해야 하며, 인근 지역의 전.월세 가격의 상승으로 대체주거를 마련하기 힘든 철거세입자들을 위해 도정법에 적시된 임시주택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공공임대주택의 공급으로 해소할 수 없는 철거세입자 가구들에 대해서는 서울시가 지난해 11월 26일 발표한 ‘주택재개발 및 도시환경정비사업 등 세입자대책’에서 밝힌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조례’ 개정을 통해 전세자금 저리지원(특별회계)제도를 시급히 마련, 실시해야 한다. 

 

더불어 용산참사의 시발점이 되었던 상가세입자들의 영업손실보상금을 현실화해야 한다. 그동안 영업손실보상금을 평가하는 방식은 비공개적이며, 상가세입자들이 신뢰할 수 없었다. 정부는 하루라도 빨리 영업손실보상 체계와 절차를 다시 마련하여 권리금, 상권 등 그동안 감정평가에서 제외된 유.무형의 자산까지 평가하여 상가세입자들이 납득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상가세입자들의 요구시 임시상가 설치 등을 제도화하여 이들의 생존권을 보호해야 한다. 

 

개발세력을 위한 종합선물세트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도정법은 대부분의 뉴타운사업을 비롯한 주택재개발사업, 도시환경정비사업, 주거환경개선사업, 주택재건축사업을 시행하는데 있어 기본이 되는 재개발 기본법이다. 현재 도정법에 근거해 진행하는 뉴타운 재개발사업의 원주민 정착율은 30% 이하에 머무르고 있으며, 특히 뉴타운의 경우 20% 미만인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공익사업이라는 미명 하에 헌법이 보장한 주민들의 주거 자유와 재산권을 과다하게 침해하고 철거용역을 통해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 

 

지난 1월 1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도정법 개정안은 개발세력에게 주는 현 정부의 종합선물세트이다. 도정법 개정안의 주요내용인 '토지등소유자의 동의 절차 간소화' 등 사업절차 간소화는 개발지역 주민들에게 향후 개발과정에서 재산상의 심각한 피해를 주게 될 조항들이다. 이번 도정법 개정안은 많은 부분이 공익성을 상실하고 지나치게 주택법에 근접한 민영사업 위주의 개정으로 위헌적인 요소를 다수 포함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개발세력을 위한 종합선물세트인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과 '도시재정비촉진을 위한 특별법' 등을 폐지하고 서울시 주거환경개선정책 자문위원회가 '서울시 주거환경개선정책 종합점검 및 보완발전방안'에서 제안한 '주거환경정비법'과 '도시재생법' 등을 제정해야 한다. 

 

공익사업 가면 쓴 '도적들의 잔치'

 

현행 뉴타운 재개발사업은 토지나 주택의 소유자가 조합을 설립해 추진하는 합동재개발 방식이다. 도시재개발사업에 재원을 투입할 여력이 없었던 1980년대 도시재개발을 하기 위해 도입한 합동재개발방식은 공익사업의 가면은 쓴 민간 주도의 개발방식일 뿐이다. 주택 및 토지 소유자들로 구성된 조합이 시공사 선정 권한을 갖는 등 개발의 주도권을 가진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금조달 과정에서 시공자로부터 차입하거나 시공자의 보증을 통해 금융기관으로부터 개발사업 자금을 확보할 수밖에 없어 시공자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한다. 

 

특히 건설재벌이 짧은 시간 안에 최대한의 이익을 보려 하기 때문에 한꺼번에 구역 전체를 철거하는 전면철거방식을 선호한다. 또한 조합은 경비용역을 동원해 주민들에게 폭행과 협박을 일삼으며 하루빨리 철거민들이 청소되기를 바란다. 철거민들은 살아남기 위해 목숨을 건 저항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 결국 개발은 가난한 사람들의 생명과 인권을 담보로 건설재벌을 살찌우는 사업일 뿐이다. 

 

 

 

 

※ 예전 홈페이지에 있던 글을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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