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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주거복지센터] 우리 아이 안락사까지 생각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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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미래  26-04-17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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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영님(가명)을 만난 건 2024년 무더운 여름날, 정릉동 다세대주택 반지하였습니다. 준비해 주신 물을 마시며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남편과 아들, 그리고 반려견과 함께 이 집으로 이사온 지는 4년 정도 되었는데, 최근 2년 사이 이 가족에겐 엄청난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사업을 하던 남편이 채무로 힘들어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되었고 당사자인 아내가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고3이던 아들에게 미칠 충격이 염려되어 혼자 안고 온 게 1년여... 남편이 사망한 이후 생계마저 막막했던 터에 채무를 정리하면서 한시적으로 긴급복지를 지원받게 되었습니다. 이래저래 해결해 보려 했지만 아직도 채무가 12천 정도되며 개인회생으로 매월 70만원 가까이 지출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도 마음을 다지면서 식당 설거지를 해가며 생계를 유지하고자 노력했습니다만 심리적 충격, 경제적 충격으로 1년 이상 공황과 불안증도 지속되었다고 합니다. 불행 중 다행히도 아들은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대학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말씀하시는 내내 눈물을 훔치며 얘기하셨습니다.

 

그런데 더 큰 일이 목을 죄어 오고 있었습니다. 현재 주택에서 4년 되는 해, 계약기간 만료를 앞두고 임대인이 퇴거를 요구해 왔는데, 전세로 이 집을 얻을 때 보증금 전액을 대출받은 터이고 이자도 밀린 상태라 퇴거 시 손에 쥐는 보증금이 전혀 없었기 때문입니다. 채무를 상환하느라 한달 생계도 겨우 꾸리는 상황에서 8살 된 반려견, 이제 대학에 진학한 아들과 함께 지낼 단칸방 보증금조차 마련할 길이 막막했기 때문입니다. 본인의 부모님은 기초수급자였고 도와줄 형제조차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아이는 친가에 부탁해 볼까, 빚으로 멀어진 사이라 아이가 천덕꾸러기가 되진 않을까, 아이를 고시원에서 지내게 하고 나는 찜질방 같은 곳에서 일하면서 지내면 되는 걸까... 살림살이는 모두 팔아야하나, 맡길 돈은 없고 처분은 어떻게 하지... 별의별 생각이 다들더라고 하십니다. 상담을 하던 중에도 임대인은 새로 임차인이 들어올 거니 언제 나가줄 수 있느냐는 전화를 해왔습니다.

 

성북주거복지센터에서 운영하는 긴급주택에는 공실이 없었기에 성북주거복지센터처럼 민간임대주택을 긴급주택으로 운영하는 타 지역 주거복지센터로 빠르게 연락해 단기간 거주가 가능하다는 구두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 소식을 전하자 당사자분은 억눌렀던 울음이 터진듯합니다. “저는 우리 막내(반려견), 안락사를 해야하나... 하는 나쁜 생각까지도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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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미영님 사례가 바탕이 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공모사업 보고자료 중 발췌


등하교와 일자리도 먼 곳이었지만 무더운 여름을 잘 넘긴 후 성북주거복지센터가 운영하는 긴급주택으로 다시 이주했습니다. 즉시 성북주거복지센터에서는 신청가능한 임대주택 신청을 도왔고, 7개월만에 전세임대 선정통지문을 수령했습니다. 부지런히 주택물색을 함께하고 부족한 보증금을 지원해 10개월만에 전세임대주택으로 이주하게 되었습니다. 반려견과 아드님과 이사할 집 청소하러 가셨다면서 수화기 너머로 모두 말씀 주십니다. “감사합니다!”

 

긴급주택은 가족이 흩어지게 하지 않는 곳이기도 하고 정성스레 장만한 살림살이를 버리지 않아도 되는 곳입니다. 숨 막히게 힘든 상황에서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는 공간입니다.



성북주거복지센터장 김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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