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주거복지센터] 2025년 나눔과미래가 함께 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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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미래 26-02-06 10:42본문
안녕하세요. 성북주거복지센터 박형선 활동가입니다. 처음 주거복지 현장에 발을 디딘 저에게 2025년은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는 한 해였습니다. 집수리가 필요한 주민들을 찾아뵙고, 함께 다니며 집을 보고, 다양한 사정으로 동주민센터와 법원, 재개발조합과도 만나고, 땀 흘리며 이삿짐을 나르고, 이 모든 과정이 단순히 '업무'를 넘어서 누군가의 '삶'이 다시 시작되는 순간을 함께한다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특히 깨진 유리문을 종이박스로 막은 1평 반짜리 방에서 재개발조합의 퇴거 압박에도 겨우내 버티고 계셨던 당사자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집을 함께 찾고도 보증금이 부족해 막막했으나 주거복지기금으로 위기를 넘기고, "이웃에게 도움 된다면 어떤 일이라도 좋으니 필요하면 불러달라"며 전기기능사 자격증을 꺼내 보이시던 모습에서, 주거가 한 사람의 존엄과 희망을 되찾게 하는 출발점임을 깨달았습니다. 이사 후 함께 힘들었던 순간들을 이야기하고 위로하며 앞으로의 삶을 응원하는 시간이 참 따뜻했습니다. 함께 음식과 마음을 나누다 보면, 단순히 주택만을 연결해드린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새로운 시작에 동행하고 있음을 실감했습니다.
함께 식탁과 의자, 서랍장을 구하고 쌀을 실어 나르면서 필요한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하루가 되어 기뻤고, 고생한다고 뭐라도 내어주며 아무도 찾아와주지 않던 본인에게 관심을 가져줘 고맙다고 두 손을 맞잡고 들었던 희망적인 말씀에서 힘을 얻기도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철거로 주거지를 잃은 재난적 위기상황에도 명도소송 패소라는 형식적 요건 때문에 바로도움주택을 지원받지 못하는 경우를 보았습니다. 가족이나 사회적 자원이 전혀 없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공공임대주택 신청 자격 요건에 맞지 않아 공공의 안전망 밖으로 밀려나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주거권이라는 헌법적 기본권을 지켜드려야 할 때, 형식적인 자격 요건에 가로막혀 손을 내밀지 못하는 현실이 무척 안타까웠습니다. 당사자의 실질적인 경제적 형편과 고립 상태를 반영할 수 있는 예외적 지원 체계가 마련되어, 공공의 안전망이 닿지 않는 제도 사각지대에서 벼랑 끝으로 내몰린 이들이 사회적 고립 가구로 전락하지 않도록 보호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게 되었습니다.
두드리지 않으면 바뀌지 않기에 기초법 거리 상담에도 참여하여 어려운 형편에도 제도를 알지 못해 힘들게 지내시는 주민들을 찾아뵙고, 정부의 의료급여 정률제 개악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틈틈이 동료들과 함께한 주거권 책읽기는 우리가 하는 일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주거복지 업무의 한계를 정해놓지 않고, 주민들에게 필요한 일이라면 서로 응원하며 함께하려는 동료들이 있어 든든했습니다.
음료와 빵을 사 들고 센터를 찾아오셔서 감사 인사를 전하시는 주민분들, 폭염에도 이사와 도배를 돕고 에어컨을 설치해주시는 사장님들, 물품을 후원하며 "꼭 필요한 분들께 잘 전달된다니 기쁘다"며 응원의 문자를 보내주신 후원자분까지, 이 모든분들 덕분에 올 한 해를 따뜻하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주거복지센터에서의 첫 1년, 여전히 배워야 할 것도 많고 부족한 점도 많지만, 사람이 중심이 되는 주거복지를 실천하기 위해 더 가까이, 더 정성스럽게 당사자 곁에 머물겠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따뜻한 동행을 이어가시는 나눔과미래 활동가 여러분, 한 해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함께 걸어갈 앞으로의 날들을 응원하겠습니다!
성북주거복지센터 박형선 활동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