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 유발자,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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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미래 16-07-13 09:47본문
문제를 대화로 해결한다는 것.
민주주의 사회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가장 이상적인 방법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 속에서 작은 개별 사건을 마주할 때
문제를 대화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만큼
현실적이지 않은 방법이 없다.
대화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개개인이 스스로 생각하는 '합리성'을 두고
타자와의 대화를 통해 관계 속의 새로운 '합리성'을 찾아
서로가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는 의미일 것이다.
다시 말해서 개별 사안의 절대적인 '합리성'이 있다기보다는
각자의 '합리성' 혹은 타협된 '합리성'만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시작한다.
누군가가 개별 사안에 대한 자신이 생각하는 '합리성'을
절대적 '합리성'으로 여길 때,
더 이상 타협된 '합리성'이 도출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판단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는
더 이상의 대화를 진전 시킬 수 없는 방해로 작용한다.
문제가 진짜 문제가 되는데에는 개별 사안의 중대성은 중요치 않다.
오히려 대화의 막힘이, 그리고 그것이 쌓이는 것이
진짜 문제로 붉어지는 경우가 많다.
최근(작년부터 이어진) 쉼터 내 한 분이
스스로의 '합리성'에 절대적 가치를 두어
주변분들과 쉼터 실무자와의 소통이 어려운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스스로의 생각에 벽을 둘 때
벽 밖의 문제가 커지는 것은 물론
스스로가 그 벽 속에서 머무르게 되어 또다른 피해의식 혹은 망상을 낳는다.
안타깝다.
동시에 나 역시 벽 안에 갇힐까 두렵다.
또한 대화 대신 권위를 취하려 하는 모습을 발견할 때 스스로 실망한다.
아직까지는 미담이 아니다.
하지만 결국 미담이 되길 바란다.
결과만 그럴듯한 미담이 아닌 과정 역시 미담으로 남길 바란다.
참 어려운 소통. 두통은 보너스다.
※ 예전 홈페이지에 있던 글을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