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나눔과미래

커뮤니티

활동가의시선

사단법인 나눔과미래는 집 걱정없는 행복한 마을을 만드는 우리 마을 보금자리 지킴이 입니다.

오늘도 나는 걱정한다 [2011.8.23]

페이지 정보

나눔과미래  16-07-13 09:30 

본문

561f7edeeea9fc03bc2c7b277604013c_1592807903_516.jpg
 

2011.8.23

오범석

 

걱정 없이 사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잠에서 깨는 순간부터 걱정을 하기 시작한다.

내 고민이나 걱정은 내가 잘 안다. 그런데 오늘은 부끄러웠다. 나를 부끄럽게 한 이는 바로 내 아들이다. 언제부터인가 아들 둘이 있는데, ‘그 애들이 무슨 걱정을 하는지?’ 단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벌써 큰 애는 중학교 1학년이다. 또래 청소년들은 변성기에 키도 크고 이미 사춘기에 접어들었는데, 우리 애는 아직도 초등학생 같다는 생각에 12월생이니까 그렇겠지 하면서 무심히 넘겼던 날들이 얼마인가?

그런데 이제 우리 애들의 고민이 궁금해 졌다. 바로 소개할 詩 한 편을 어느날 우연히 아이 책상 위에서 발견하고 부터다. 제목이 ‘걱정’이 주제이다. 시의 내용은 그렇다치더라도 이 시의 제목을 보는 순간 스치는 생각. “그래! 우리 애들이 걱정하는 것이 무엇일까?” 궁금증이 생긴 것이다. 그리고 나는 시를 읽었다. 

 

 

 

오늘도 나는 걱정한다   -오원택-

 

마당에 있는 백구와 황구

지난 겨울 우리 시골집

새 식구가 된 내 동생들

밥줄때는 얌전한 거북이

평소에는 날뛰는 토끼

어느날 할머니께서 

“순돌아, 멍구야 니네 밥값이

너무 많이 든다.”

 

나는 걱정돼서

“얘들아 조금씩 먹어”

그래도 동생들은 내 말이

들리지 않는가 봐요.

 

오늘도 나는 걱정해요.

 

왜요? 다음번에 시골에 오면

내 동생들이 

없을까봐서 ….

 

 

 

몇 년에 한 번씩 여름이면 복 날에 사라지는 시골 집에 있는 개들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에 걱정하면서 쓴 詩여서 더 마음에 와 닿는 듯하다.

이제 일중독 아빠라는 별칭을 벗어내야겠다. 우리 아이가 무슨 고민을 하는지 궁금해졌다. 언젠가 아빠가 쉼터 숙직을 서는 것을 두고 자기들보다 노숙인 아저씨들이 먼저라고 생각하는 아빠 운운하던 생각이 난다. 벌써 쉼터 숙직만 10년째다. ‘그럴만도 하지’.

이제 마흔이 훌쩍 넘은 나이다. 어느새 훌쩍 커버린 아이들에게도 가정복지를 생각해야겠다.  

 

 

 

 

※ 예전 홈페이지에 있던 글을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