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동네에나 있는 흔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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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미래 16-07-13 10:07본문
나눔마을 관리호로 입주한 지 곧 6개월이 되어갑니다. 제가 있는 동네는 재건축예정지역으로 단독주택과 다세대/다가구 주택이 조화롭게 모여있고, 가까이에 산과 놀이터, 도서관이 있는 조용한 곳입니다. 작은 슈퍼가 골목 중간에 있고 고양이들이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노니는 사랑스러운 동네이지요.^^
주택 모퉁이에는 작은 화단이 있는데, 봄에는 벚나무의 꽃이 즐거움을 주고 가을에는 감나무에 열매가 열립니다. 이전에 살던 건물주인은 풀과 나무를 사랑하시던 분이셨나봅니다.^^
즐거운 일요일, 늦은 아침을 먹고 기분좋게 청소, 빨래, 설거지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아랫층 언니에게 전화가 옵니다. 잔뜩 뿔이 난 목소리로 이대로는 못 살겠다고 너무 화가 난다고 하시네요. 얘기를 들어보니 모퉁이 화단 안으로 동네사람 누군가가 쓰레기를 무단투기해서 '쓰레기버리지마시오' 라는 팻말을 둘러놨는데 그 팻말을 치워놓고 쓰레기를 버려놓았다고 해요. 안그래도 쓰레기가 날이 갈수록 쌓이고 있어 청소를 해야겠다 싶었는데 마침 잘됐다 싶어 함께 청소를 하자고 했습니다. 한 손에는 쓰레받기와 빗자루를, 다른 한 손에는 대용량 쓰레기봉투를 들고 화단 앞으로 집결!!ㅎㅎ
호기롭게 시작한 우리 둘의 청소는 화단 밑에 쌓여있던 나무를 치우는 순간.......ㅠㅠ 손가락 한 마디만한 벌레들이 우글우글.. 둘이 동시에 비명을 지르며 뒷걸음질 10미터..ㅠㅠ
소리를 듣고 달려나온 지하방 아저씨가 에*킬라를 들고 벌레들 퇴치를 시작하셨습니다. 대용량쓰레기봉투 2봉지, 우리가 못치운 쓰레기도 봉투에 담아주셔서 다행히 어느 정도 청소를 마무리지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작된 고민.. 나무가 있으니 벌레가 꼬이지 않을 수 없고, 쓰레기 투기도 막을 수 없다며 나무를 베자고 하십니다. 골목길 사거리에 자리잡고 있는 작은 화단은 사람들이 지나며 숨쉴 수 있는 공간인데, 나무도 살아있는 생명인데 어찌하면 좋을지 고민입니다. 나무를 베고 시멘트를 바르면 과연 쓰레기를 안 버릴까요? 함께 사는 우리 주택 입주민들의 괴로움을 모른 척 할 수도 없고 멀쩡한 나무를 베어버릴 수도 없고 참 고민스럽습니다. 우선 무성히 자란 나무를 가지치기 해서 쓰레기를 버려도 매우 잘 보이게끔 하고 예쁜 팻말을 세워서 쓰레기를 버리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게 하려고 하는데 그걸로 괜찮을까요? 좋은 방법을 알고 계신 분은 댓글 남겨주세요~^^
※ 예전 홈페이지에 있던 글을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