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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웃들과 화합해서 사세요... [201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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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미래  16-07-13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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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8.11

 

  이정우(가명), 유순자(가명)씨는 나눔마을 입주자이다. 정우씨는 시각장애를 갖고 있던 쪽방촌 주민이었다. 쪽방촌에서 정우씨와 함께 살았던 순자씨는 강원도가 고향인데, 전 남편의 구박과 학대를 피해서 도망처 나왔다고 한다. 그녀는 항상 이 이야기를 할 때마다 눈물을 짓는다. 자식들을 부양할 능력이 없고, 자기 한 몸 도망처 나오는 것에 급급했기에 전 남편 집에 두고 나온 아이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눈물을 짓는다.

 

 

 

  그와 그녀는 그렇게 쪽방촌에서 마음을 맞추고 살림을 합쳤다. 물론 법적인 부부관계는 아니지만 실질혼 관계는 맞다. 그와 그녀는 2009년 6월 나눔과미래가 수탁 운영하는 매입임대주택 나눔마을(성북구 소재)로 입주하였다. 그는 시각장애이기에 경제력이 없는 수급자고, 그녀는 딱히 다른 능력이 없어 공공근로에 참여하는 경제적 취약계층이었다. 

 

 

 

  비록 우리사회의 가장 낮은 곳인 쪽방촌에서 만나 살림을 합친 사이지만, 우리가 제공하는 나눔마을에서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기를 기도했다. 그런데 전혀 예상하지 않은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정우씨가 술을 너무 자주 마신다는 것이다. 더구나 같은 건물에 거주하는 동우씨와 병진씨랑 어울려 동네가 떠나갈 듯 고래고래 공성방가를 하면 술을 먹는 것이었다. 비록 공공임대주택이지만 당당하게 보증금과 임대료를 지불하고 사는 자기 집에서 술을 마시다고 뭐라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그것도 이웃 주민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마셔야지 그 선을 넘으면 문제는 발생하고 만다. 

 

 

 

  같은 주택에 거주하던 입주민들이 한 두번 정도는 참았다고 했다. 2010년 여름 같은 주택에 살던 정식(가명)씨가 한 번 볼 수 없냐고 연락을 해왔다. 정식씨와 만남에서 그동안 몰랐던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음주문제, 고성방가 문제, 이웃과의 불화 문제 등....

 

 

 

  안되겠다싶어 다음날 그와 그녀의 집은 물론 같은 주택에 거주하던 동우씨와 병진씨의 집을 불시에 방문했다. 듣던대로 소주병이 널려 있었다. 한 번 실수는 병가지상사라고 햇던가. 세 분께 술을 마시되 이웃 주민들에게 불편을 끼치는 고성방가 등을 삼가해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소 귀에 경 읽기던가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어느 날, 같은 주택에 살던 입주민들이 참다 참다 경찰에 신고를 했다고 알려 왔다. 그래도 입주민들을 달래고 달래 간신히 사태를 무마하고 다시 세 분께 당부의 말을 드렸다. 이것으로 해결된 듯 싶었다.

 

 

 

  그러나 며칠 전(2011년 7월 중순경) 정우씨가 사는 주택의 입주민들이 연판장을 적어서 찾아왔다. 도저히 정우씨랑은 같이 살 수 없으니, 조만간 조치를 취해달라고 했다. 이제 더는 간과할 수 없어서 7월 28일 저녁 정우씨와 순자씨를 포함하여 같은 주택에 사는 입주민들과 회의를 가졌다. 결국 잘잘못을 따지게 된 것이었다. 입주민들을 설득해서 다시 한 번 화합하고 살 수 있게 하고 싶었지만 입주민들의 분노와 반발이 너무 컸다. 사실 이렇게 된 배경엔 회의하기 며칠 전 정우시가 다시 동우씨와 병진씨랑 같이 꼭두새벽까지 옥상에서 술을 먹고 고성방가는 물론 이를 제재하던 같은 주택의 민수씨와 싸움까지 벌인 것 때문이었다.

 

 

 

  결국 우리는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정우씨와 순자씨를 다른 임대주택으로 이주시키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걱정은 아직 남는다. 정우씨가 삶의 태도를 바꾸어 음주를 자제하고 이웃 주민들과 잘 어울려야 이 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이다. 오늘(7. 29) 정우씨에게서 전화가 왔다. 옮겨가는 임대주택에서는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라고 굳게 약속하는 전화였다. 반갑고, 기뻤다. 

 

 

  정우씨, 순자씨!

 

  이제라도 주민들과 화합하고 잘 어울려서 사세요.

 

 

 

※ 예전 홈페이지에 있던 글을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