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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남매의 엄마, 유민숙씨 [201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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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미래  16-07-13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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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7.19

 

  유민숙씨를 처음 만난 건 동자동 쪽방촌의 동자동사랑방에서였다. 동자동사랑방의 엄병천 대표에게 추천받은 분이었다. 그녀는 익숙한 소주냄새를 풍긴 채 상담을 하러 왔다. 나중에 알고 보니 꽤나 술을 자주 많이 마시는 애기 엄마였다.  

 

 

  상담 시 그녀는 딸 둘, 아들 둘을 둔 엄마였고,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큰 딸아이와 아이들이 쪽방지역에서 거주하는 것은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한 우리들은 그녀의 동의를 얻어 주거취약계층 임대주택에 신청했다. 이제 유민숙씨와 아이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집에서 조금은 부족하고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거주하면 되겠구나하는 마음에 안도의 한숨을 쉬기도 했다. 

 

 

  그런데 점점 이상한 징후가 보이기 시작했다. 2010년 봄, 모(某) 행사장에서 그녀를 만났는데, 아이들도 보이지 않고 술에 잔뜩 취해 있던 것이었다. 아이들을 어떻게 하고 여기에서 술을 마시냐고 묻자 아이들은 집에 잘 있다고 대답하는데, 아마도 아이들끼리만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징후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임대주택 주민들이 주택에 없던 바퀴벌레가 득실거리고 201호에서 지독한 악취가 올라온다고 민원성 항의를 하기 시작했다. 항의를 청취한 뒤, 201호에 거주하는 유민숙씨 집을 방문했다. 갑작스런 방문이었다. 몇 번 통화를 시도하고 찾아가려 했으나 계속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면서 우리를 피했기 때문이다.

집의 문을 여는 순간 우리는 기겁할 수밖에 없었다. 집이 아니라 쓰레기장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쓰레기들,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빨래들, 한 번도 설거지를 하지 않은 듯한 싱크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쓰레기장 같은 집에서 방치되어 있는 아이들. 

 

 

  어쩔 수 없이 아동보호전문기관과 경찰에 각각 신고를 했다. 결국 아동방임으로 민숙씨와 아이들을 격리하게 되었다. 아동보호전문기관 사회복지사들과 상의하여 민숙씨가 자발적으로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집안 청소 등 관리를 제대로 하여 자녀들을 돌볼 수 있는 준비가 되면 그때 아이들을 보내주기로 했다. 

 

 

  5번째 아이가 세상에 나온 지 8개월이 지났다. 갓난쟁이가 있어서인지 집안 청소도 어느 정도 되고 있다. 또 살고 있는 주택의 청소를 하고 소정의 관리비도 입주한 주민들에게 받고 있다. 챙겨야할 아이들이 많아 살림은 녹록치 않지만 예전보다 많이 나아지고 있음을 느낀다.

 

 

 

※ 예전 홈페이지에 있던 글을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