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흥겨운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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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미래 16-07-13 10:13본문
정릉 나눔마을에 새로운 입주민이 오셔서 함께 식사를 나누었다.
더 흥겨운 일은 오랫동안 집에서 칩거하며 움직이지 않으시던 입주민이 밝은 햇살을 맞으며 웃으신 날이기 때문이다.
새로 입주한 분의 집구경을 하다가 새 입주민을 환영하기 위해 나온 이웃들과 함께 식사를 하게 되었다. 즐거운 마음으로 서로 환영하고 인사하는데, 오랫동안 닫혀있던 집의 문이 열렸다. 주위가 시끄러워서인지, 밖이 궁금해서인지 한 입주민이 밖으로 나오셨다.
이 분은 거의 6개월 만에 만나는 분이셨다. 이 분은 일년전 동네병원에서 암이 의심된다며 큰 병원으로 가라는 통보를 받았었다. 평소에 다니시던 보라매병원을 방문하여 간단한 검진을 받고 심층검사를 위해 입원하라는 통보를 받았었는데 암이 확진되면 곧 수술하기 위해서라고 했었다. 소식을 듣고 응원차 방문하였었다. 큰 수술이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고 전했는데, 지인들이 그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돌아가셨던 적이 있다고 불안해 하셨다. 그래서 자기도 그 병원에서 수술을 받으면 죽을거라고 하시며 두려움에 빠져계셨다. 그래도 수술을 해야 빨리 나을 수 있고, 수술하지 않으면 엄청난 고통으로 힘든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말씀드렸지만, 고집을 꺽을 수 없었고, 그 분은 더 이상의 대화를 거부하셨다. 그리고 칩거에 들어가셨다. 그 후에도 한 번씩 방문하여 상담을 했지만 별다른 변화는 없었다. 주위분들의 참견이 싫었는지 대화를 거부하시고, 가까운 지인의 만남 외에는 출입을 하지 않으셨다. 그렇게 6개월정도 만남을 하지 못하였다. 걱정도 되지만 만남을 계속 거부하셔서 쌀배달이나 반찬배달이외에는 대화가 없었다.
오늘 갑자기 문이 열리며 이 입주민이 나오셨을 때 전에 보지 못했던 활기로운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얼굴색도 좋았고, 건강해 보였다. 눈으로 보기에는 암이라는 진단은 오진이 확실했다. 한동안 입주민들이 그 분 이야기만 나오면 걱정이 많았는데, 그 분을 만난 후 그 주택은 한층 더 밝아진 것 같았다. 먼 곳으로 여행갔던 친구가 돌아온 것처럼 그 분을 맞이하는 이웃들도 활기가 넘쳤고, 밝아졌다. 앞으로는 이런 오진은 없었으면 좋겠다.
입주민들 모두 항상 건강했으면 한다. 혼자 지내며 외로움을 겪는 것도 힘든데 이런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하는 단신거주자들은 이렇게 사소한 오진이나 오해에도 힘든 시간을 겪어야 한다. 복지환경이 나아져 이런 오해들을 해결할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한다.
이제 이 건물도 모두 행복한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 분의 밝은 웃음에 임대주택이 더 밝아지고 있었다.
※ 예전 홈페이지에 있던 글을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