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찬을 통해 깨달은 봉사활동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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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미래 16-07-13 11:22본문
고등학교 1학년이 될 때까지도 내게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단지 시간을 채우기 위한 활동일 뿐이었다. 중학교 땐 꼭 채워야하는 봉사시간 때문에 시간이 임박했을 때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찾느라 바빴고, 고등학생이 되고 나선 의무가 아니었기 때문에 별다른 활동 없이 1학년을 보냈다.
막상 2학년이 되고 보니 1학년 때 봉사활동을 하지 않던 게으르고 나태했던 내가 너무나도 한심하고 후회스러워지는 순간이 왔다. 이 때문에 깊은 고민을 하고 있던 때에 마침 한 친구를 통해 봉사활동을 접하게 되었는데 그 봉사활동이 바로 “사랑찬”이라는 봉사활동이었다.
사랑찬 봉사활동을 하기로 마음은 먹었지만 친화력도 없는데다가 어르신께 살갑게 대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나는 또 다시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봉사활동을 통해서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면서 내게 부족한 부분을 극복하고 싶었다. 그 전에는 봉사활동을 하면 경로당에 가서 어르신들과 살갑게 대화를 시도해보기는 커녕 입 꼭 다물고 청소만 하고 돌아오기만 했던 나를 떠올리면서 이번 봉사활동을 기회로 삼아 새로운 나를 발견해보고 싶었다. 그렇게 나는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았다.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시작한 봉사 첫 날, 이런저런 걱정을 하면서 봉사활동을 하다보니 시간이 허무하게 지나갔다. 그렇게 토요일 다음 주 토요일 그 다음 주 토요일... 사랑찬 봉사활동을 거듭하다 보니 어느덧 6개월째 봉사 중이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과연 내가 봉사활동을 하면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는지 생각을 해봤다. 과거에 했던 봉사활동들처럼 또 다시 아무 생각 없이 반복해왔던 것은 아닌지, 이렇게 하다가 아무 깨달음 없이 시간만 지나는 건 아닌 지 후회 할 것만 같아서 걱정이 가득했다. 처음에 다짐했던 것과 달리 새로운 나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반찬을 담아 어르신께 가져다 드리기만 할 뿐, 살가운 대화조차 해드리지 못했고 안부를 여쭈는 것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마음 속에서만 ‘할머니, 한 주간 건강히 잘 지내셨어요?’를 되뇌고 입 밖으로는 꺼내지 못했던 내 모습을 떠올리다가 갑자기 한 가지 사건이 떠올라 걱정을 접을 수 있게 되었다.
얼마 전, 배달 준비가 늦어져서 반찬을 늦게 가져다 드린 적이 있었다. 할머니 댁 근처에 거의 왔을 즈음, 햇볕이 내리쬐는 더운 여름날인데도 밖에 나오셔서 평소보다 늦게 온 우리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계시던 할머니를 만났다. 너무나도 죄송스럽고 불편을 끼쳐드린 것 같아 그날따라 더욱 더 밝게 인사도 드리고 할머니의 안부도 여쭈었다. 내가 한 것은 단지 그 뿐인데 할머니께서는 너무나 기뻐하셨고, 우리를 귀여워 해주시면서 칭찬도 해주셨다. 나는 감사한 마음에 한 번 더 인사를 드리고 떠났다. 그리고 같은 날 또 다른 어르신을 찾아뵈었을 때, 순간이었지만 굉장히 밝은 표정으로 우리를 바라보시던 모습이 잊혀지질 않는다.
나는 그 순간들을 기억하면서 깨달았다. 내 작은 실천이 어르신들께 큰 힘이 된다는 것이다. 사랑찬 봉사활동을 하면서 내가 어르신들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도리어 내게 힘을 주는 것만 같아 여태껏 느껴왔던 뿌듯함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
앞으로도 꾸준히 사랑찬 봉사활동을 해서 어르신들을 이해해드리고 하고 어르신들과 대화도 하면서 그분들만의 생활 속의 지혜도 얻고 싶고 그분들을 통해서 세상을 더욱 더 넓게 바라 볼 수 있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글 속에서는 다 담을 수 없었지만 사랑찬은 내게 값진 경험을 준 봉사활동이었다.
창문여자고등학교 2학년 전은지
※ 예전 홈페이지에 있던 글을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