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가(共家)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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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미래 16-07-13 17:00본문
한 쪽은 넘쳐나 버리는 마당에 다른 한 쪽은 굶주려야만 하는 현실...
나이가 들면서 이처럼 이해되지 않는 것들은 이곳저곳에서 발견된다. 그중 한 가지가 ‘집’이다. 일례로 가디언지에 따르면 유럽의 방치된 빈집은 1100만채가 넘는다. 이는 410만명에 달하는 홈리스의 두 배가 훨씬 넘는 수치라고 한다. 이와 같은 상황이라면 정부는 마땅히 빈집을 시장에 내놓거나 사들여 이를 홈리스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순진한 생각일까?
우리보다 고령화가 일찍 시작된 일본(전체 주택총수의 13.1%가 빈집), 유럽에서는 이미 빈집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었다. 빈집의 원인 중 가장 큰 것이 고령화, 1인 가구 증가 등 인구사회적 요인인데, 그렇다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는 우리의 현실은 어떨까? 지금은 전체의 3~4% 정도인데 앞으로는?
한 쪽에서는 집이 없어 거리로 내몰리는데, 다른 한 쪽은 방치된 빈집이 흉물로 인식되는 현실...
이런 흐름 속에서 올해 초부터 빈집의 활용방안을 놓고 대안적인 도시재생을 꿈꾸는 두꺼비하우징이 고민을 시작했다. 그런 결과로 나온 것이 ‘공가(共家)’ 사업이다. 고민의 시간은 길었지만 내용은 상당히 단순하다. 빈집을 발굴하여 이를 전전세 형태로 청년 등 주거취약계층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임대하는 사업이다.하지만 ‘공가(共家)’는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여, 전 과정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여러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한다. 프로세스 중 ‘디자인 워크샵’은 아래와 같다.
건물과 마을 분석 |
마을과 건물을 둘러보며 장단점 파악하기 |
자연환경 분석 |
건물 주변 자연(햇볕, 바람 등) 찾아보기 |
생활패턴 분석 |
함께 사는 사람에 대한 서로간의 생활패턴 파악하여 서로에 대한 공간 욕구 확인 |
공간계획 |
개인이 필요한 공간 규모를 설정하고 배치하고 원하는 공동활동과 필요한 공간 구성 및 모형 만들기 |
운영방안 |
입주자 : 마을과 다른 입주자와 함께 살기 위한 기본적인 공동 규칙 만들기 운영자 :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코치, 기술 자문 |
수리계획 |
필요자재와 물품을 파악하고 예산 계획하기 |
지난 6월 25일부터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빈집 워크샵’을 진행하고 있다.
‘공가(共家)’사업 소개, ‘내가 생각하는 집’, 쉐어하우스, 마을살이 등등 지역 주민, 학자, 학생, 건축가, 부동산업자 등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고 공유하는 자리다. 첫 회 워크샵이 끝나고 부동산업자 한 분이 두 가지 우려를 표했다.
‘단순히 임대사업만 생각하지 왜 디자인 워크샵에 마을살이까지 고민하나요?’
‘사업은 시작이 중요한데 왜 내부 정보를 외부에 공개하나요?’
시작하기 전부터 고민해 왔던 것인데 이렇게 직접적으로 확인해 주시니 정말 고마울 따름이다.
이 같은 우려를 품고‘공가(共家)’는 첫 걸음을 내딛었다. 돌아가더라도 옳다고 믿는 길, 힘들더라도 함께 갈 수 있는 길, 뒤이어 오는 분들을 위한 작은 지침이 되는 길을 걸어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