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먼저, 아우 먼저, 삼덕 마을 둘러앉은 밥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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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미래 16-07-13 15:25본문
" 형님 이번 메뉴 비빕밥으로 할까요? "
" 글쎄. 요즈음 날씨가 후덥지근하여 비빕밥이 쉬 상할 텐데....."
6월 중순부터 삼덕 아지매들의 행동이 분주해지기 시작했습니다.
6월 24일(화) 정릉3동 (가칭)삼덕마을이 기름냄새 솔솔~~ 풍기는 저녁을 맞이 하였습니다.
주거환경관리사업 구역인 삼덕마을에서 나눔과미래, 정릉종합사회복지관이 주최하고, 임시주민대표단이 주관하는
"제 1회 둘러앉은 밥상"이 열렸습니다.
지난 "제 1회 시끌시끌 골목축제"를 성곡적으로 마치고, 그 수익금으로 마을내에 있는 '노인의 집' 어르신들에게 재래시장 이용 상품권을 전달하며 마을 이웃간의 정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시간의 경험 덕분이 였을까요...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도, 주민들은 함께 둘러 앉아 밥을 먹으면서 마을의 화합을 도모하고자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처음 계획은 각 종 재료가 한데 어우러져, 하나의 음식이 완성되는 것처럼 여러 모양의 주민들이 모여 살기좋은 삼덕마을의 모습을 만들자는 의미로 '비빔밥'을 하려고 하였으나,
날씨가 더운 탓에 매뉴는 열무냉면과 열무 보리 비빔밥으로 결정하였습니다.
모든 준비 재료와 총괄은 삼덕마을 임시주민대표단이 역할을 나누어 준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가만히 서있어도 땀이 줄줄 나는 여름 날씨에 모여 열무를 다듬고, 김치를 담그면서도 하하호호 웃음 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번 행사에서도 몇분의 주민이 집 마당을 흔쾌히 개방해주시기도 하였습니다.
드디어 6월 24일 저녁 여섯시가 되자 우선적으로 '노인의집' 할머니들께서 오시기 시작하였습니다.
삼덕마을 아지매들은 너나없이 바쁘게 손을 놀리며 주문을 받아서 음식을 마련해 드렸습니다.
편찮으신 어른께는 직접 배달까지 해드리고 포장도 해서 집집에 전달해 주기도 하였습니다.
이웃끼리 살고 있어도 스쳐 지나가면서 낯은 익지만,
인사를 주고 받기엔 어정쩡한 관계들이 둘러앉은 밥상을 통해 서로 말을 주고받으며 ,손을 맞잡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이고 할머니가 그집 할머니셨어요?"
"손주 아주 많이 컸지요? 하하하~~"
한그릇에 이천원 받은 이번 식사 가격은 사실 재료값도 제대로 나올 수 없는 가격 이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이 서로 기뻐하고 담소를 나누며
주고 받는 대화 속에선 정이 싹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너무 싼 가격에 도리어 어르신들이 걱정해주시며 본인들의 식사가격 보다 넉넉한 가격을 주시며,
소외된 이웃들의 식사값을 대신 내어 주시는 산타클로스를 자청 하였습니다.
바뻐서 도움을 주지 못한 점을 못내 미안해 하며 퇴근하자마자 설거지를 열심히 해주신 주민들도 잇었고,
식사 하러 오셨다가 발길을 돌려 서빙에 주방일에 도움을 주신 분들이 한두분이 아니였습니다.
처음 계획은 50~60인분의 음식을 계획 하였지만,
이날 약 120여명의 주민들이 왔다 가셨습니다.
닫힌 마음이 있었다면 ,열무의 아삭한 소리와 함께 시원하게 뚫릴 것이고, 섭섭한 마음이 있었다면
썩썩 비빔밥 휘젓는 모습에서 웃음이 절로 감돌았습니다.
역시, 마을에서 최고의 자원은 주민 스스로임을 다시 한번 경험 할 수 있는 시간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