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국] 인도/파키스탄 서로의 나눔으로 서로의 미래가 되는, 그 두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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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미래 24-08-27 14:34본문
안녕하세요. 나눔과미래의 해외지원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사무국의 전효래 활동가입니다. 해외지원사업의 지난 이야기는, 인도와 파키스탄에 나눔과미래가 함께 하게 된 그 배경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다시보기) 인도와 파키스탄의 빈민 가정 어린이들과의 나눔과미래의 동행, 그 첫 번째 이야기
본 두 번째 글에서는 이후 빈민 가정 어린이들이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성장했는지, 또 지금 인도의 기숙학교와 파키스탄 공부방은 어떤 모습일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BHHS(Beautiful Hands for Dalit, 이하 BHHS)는 인도 내 최하계층인 달리트 중에서도, 고아이거나 한부모를 둔 아이들을 위한 기숙학교입니다. 고아/한부모인 달리트 아동을 가르키는 유일한 민간학교인 BHHS는 이들은 단순히 교육기관이 아니라,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아이들의 신변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동시에 매끼니 균형 잡힌 영양을 제공합니다. 부모, 국가 등 모든 지지 체계를 상실한 아이들이 건강한 성인으로서 자랄 수 있게 하는 단 하나의 보금자리가 되는 것입니다.
개소이후, BHHS이 제공하는 숙식과 교육 수준이 높은 평가를 받으며 지역 사회 내에서 이들 학교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인근 지역에서도 BHHS의 수업을 듣고자 하는 이들이 하나 둘씩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BHHS는 상대적으로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학생들에게는 소정의 수업료를 받아 부족한 운영비를 충당해왔습니다. 그렇게 학생수가 계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총 정원이 100여명에 달하였으나 이내 상황은 급변했습니다.
2019년, 바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일시에 마비시켰기 때문입니다.
특히 인도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매일 수십만 명에 이르고 검은 곰팡이균 등의 각종 전염병 확산으로 국가적인 위기상태였습니다. 해서 교내 인원수를 정부 지침에 따라 대폭 조정해야 했고 수용 가능한 인원은 100명에서 25명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불행은 이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2021년 10월에는 이례적인 폭우로 인해 인도 수도 전체가 잠겨버리는 등 재해가 연이어 발생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학교의 운영이 잠정 중단되었고 나눔과미래에서는 모금을 통해 폭우로 인한 피해 복구 기금을 지원하였습니다.
파키스탄의 Shine school(이하, SS)도 인도의 경우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파키스탄 수도인 이슬라마바드 내 형성된 슬럼가에 거주하는 빈곤가정아동의 국공립학교 입학을 지원하는 SS는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였습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슬럼 내 빈곤 가정 아동의 국·공립학교 진학률이 높아지자 2011년 설립 이래로 매년 10~20명씩 학생 수가 증가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2012년 5월 공부방 1호가 개관한 이래로 2016년 8월에는 공부방 2호가 문을 열게 되었습니다. 하여, 2개호 총 140명의 학생들이 공부방에서 학습하고 있습니다. SS는 기초교육 외에도 교외 봉사활동 및 공동체 프로그램을 지역 사회에서 활발하게 진행함으로써 공부방이 위치한 곳이 슬럼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건강한 활력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해서 파키스탄 지역 내 언론에도 본 학교가 소개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파키스탄도 코로나19 바이러스에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학생 수를 감축하였고 방학일수를 늘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상황을 최대한 예방하면서 정상적인 운영을 이어가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세계적인 위기로 경제 또한 이례없이 위축되면서 그동안 공부방에 대한 지원들이 모두 중단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인도 BHHS는 나눔과미래(한국수출입은행 지정 후원)가 현재 남아있는, 유일한 후원처이며 파키스탄 SS 또한 공부방 운영을 지원하는 후원처로는 유일합니다.(영국의 한 개의 기관에서 교육프로그램에 대해서만 후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에게 힘겨웠던 이 시기에도 아이들은 매일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온갖 어려움이 닥쳐도 오늘의 끄트머리에서 희망을 찾아 내일을 살아갈 힘을 키워갔습니다.
다음은 인도 BHHS와 파키스탄SS를 거쳐간 학생들의 인터뷰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업엔더이고 20살이 되었습니다. 7년동안 학교에서 공부했습니다. 지금은 인도의 수도인 뉴델리에서 매스커뮤니케이션 학사 과정에 있습니다. 이렇게 공부하게 된 것은 후원자님의 지원 덕분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어서 정말 기쁩니다. 가난한 달릿 가정에서 자랐지만 후원자님의 응원으로 학업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항상 감사하겠습니다. ”
-2021년 BHHS 졸업생 Upendar(업엔더)
“저는 지금 의학을 공부하기 위해 입학시험을 치르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8년동안 학교에서 공부했습니다. 후원자님이 도와주신 덕분이며 이렇게 감사함을 표현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쁩니다. 학교에는 다른 많은 학생들이 있고 고등 교육을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큽니다. 후원자님의 지원으로 더 많은 달릿 출신들이 열심히 배워 사회로 나오길 바랍니다.”
-BHHS 재학생 Sai Priya-Hi (샤이프리야 하이)
“샤인학교 2분소에 재학 중인 재스워 입니다. 2022년 12월 제2회 기말고사에서 1등을 했습니다. 저희집은 형이 돈을 벌어 생계를 꾸려가고 있습니다. 저는 육군 장교가 되고 싶습니다. 나의 성적을 들은 부모님은 너무 신나서 가족들과 함께 제 결과를 축하해 주셨습니다.
-SS 공부방 2호 재학생 Jsswer(재스워)
“저는 5살 안나로즈입니다. 저는 공부방 2분소에서 공부를 합니다. 저의 아버지는 경비원으로 일하고 계시고 어머니는 저희를 돌보십니다. 부모님은 제가 의사가 되기를 원하십니다. 저는 2023년 12월 2차 시험에서 1등을 해서 매우 신이 났습니다. 부모님도 매우 기뻐하셨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기타 연주를 배우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행사 때 마리아 역할을 하기도 했는데 이때 정말 신이 났습니다.”
-SS 공부방 2호 재학생 Anna Rose(안나 로즈)
세계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개인의 부를 결정하는데 가장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바로 ‘국적’이라 합니다. 국적이 그가 일생에서 얻는 경제적 부의 50%를 정하고 국가 안에서도 어떠한 신분, 계층으로 위치하는지 에 따라 달라집니다.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태어난 어린이들이 지금의 가난한 상황에 놓인 것은 지구 반대편에서 태어난 이름 모를 이의 행운에 대한 대가일지도 모릅니다.
나눔과미래가 해외에 있는 아이들을 지원하는 이유도 이와 같습니다. 부모도, 그들이 속한 나라에서조차도 외면하는 아이들, 어쩌면 그들 스스로의 인생을 포기하게 만드는 이 모든 환경들을 버젓이 두고서, 같은 나라의 어린이가 아니라는 이유로 외면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요? 이들에게는 아직도 많은 지원을 필요로 합니다. 각국에서의 정치적인 혼란과 더불어 파키스탄은 민간인을 대상으로 하는 종교 집단의 무차별적인 테러가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인도 역시 여전히 출생 신분에 따른 각종 차별과 범죄가 공공연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전방위적으로 발생하는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는 이들은 다름 아니라 가장 어리고 약한 아이들입니다.
원하지 않았던 가난과 불행에서 내일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지속적이고 꾸준한 관심과 지지가 참으로 중요합니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이 내가 될 수도 있고, 손을 기꺼이 내주는 사람 또한 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나눔으로 서로의 미래가 되어갑니다. 나눔과미래에서 함께 하는 인도/파키스탄 빈곤가정아이들의 미래에 힘이 되어주시기 바라겠습니다:-)
나눔과미래 사무국장 전효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