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나눔과미래

커뮤니티

활동가의시선

사단법인 나눔과미래는 집 걱정없는 행복한 마을을 만드는 우리 마을 보금자리 지킴이 입니다.

[종로주거복지센터] 나를 살려주어 고마워, 김정순할머니 뒷이야기

페이지 정보

나눔과미래  19-01-29 16:46 

본문

561f7edeeea9fc03bc2c7b277604013c_1592790486_4652.jpg
 

 

김정순할머니(가명, 92세)를 만난 건 6월 마지막주 날씨가 더워질 무렵이었습니다. 재개발로 살던 집에서 쫓겨나 큰아들네집에 얹혀살게 된 지 2년, 정신장애를 가지고 있는 막내손주가 무서워 집을 나와 혼자 살기를 원하는 어르신이었습니다. 

2358.png

주거복지센터의 사업비 보증금 예산은 너무 적어서 할머니댁을 지원해드리기는 어려웠습니다. 두번째 방법으로 서울시 임차보증금 지원을 신청했지만, 예산이 부족한 데다 당장 집에서 나와야 하는 상황은 아니라는 이유로 선정에서 탈락했습니다.

마지막 방법으로 선택한 모금!! 필요한 보증금만큼 모금을 될 수 있을지도 모르고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어르신의 간절한 마음이 모금글을 읽는 분들의 마음에 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썼습니다.

8월에 시작한 모금은 한달 두달이 지나고 10월, 세계주거의날과 맞물려 주거모금함에 오르면서 할머니 모금함이 가득 채워졌습니다.

 

2359.png

 

할머니 며느님과 착착 손발이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 할머니가 혼자 다니실 수 있도록 계단 세개만 오르면 되는 집에 방을 구했습니다. 계약서를 작성하는 동시에 할머니가 월세를 내실 수 있도록 주거급여도 함께 신청했습니다. 다행히 좋은 집주인을 만나 입주 전에 보일러도 수리하고 도배 장판도 새로 해주셨습니다. 겨우 구한 집이 할머니 마음에 들까 고민했는데 할머니는 당장이라도 이사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2360.jpg

 

따라라라라~ 이사한 할머니 방을 공개합니다. 분홍빛 꽃무늬가 곱게 들어간 커튼이 있고 새로 설치한 보일러는 성능이 매우 좋아 방공기가 훈훈했습니다. 새로 이사한 집 주인은 가끔 들러 할머니 말벗도 해주시고 할머니가 스스로 못하는 일들을 대신 처리해주기도 하십니다. 

이사 후 처음 방문한 날 할머니가 말씀하십니다. 나를 살려줘서 고맙다. 고.. 처음 시작은 학대 위기였을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막내손자는 할머니와 팔과 어깨에는 상처를 남겼습니다. 이 상처는 할머니 마음에 지워지지 않는 상처로 남아있습니다. 

방 한 칸 있는 집이지만 큰아들네 집에서 살 때보다 마음이 훨씬 편하다며 손을 꼭 붙잡고 자주 놀러오라는 할머니.. 맞잡은 할머니 손은 참 따뜻했습니다. 마음 편안히, 건강하게, 생활하시기를.. 다음에 만날 때도 할머니가 웃는 얼굴로 반겨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