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주거복지센터] 임대주택 청약에서도 소외되는 취약계층, 신청방법의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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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미래 19-09-23 16:55본문
솔가온(가명, 68세)님은 SH공사 국민임대주택을 입주자 모집공고를 보고 신청을 하고자 종로주거복지센터에 전화를 주셨다.
해당 임대주택 신청방법은 인터넷 접수 또는 현장 접수였다. 어르신에게 인터넷 접수를 하려면 공인인증서가 필요하다고 말씀드렸다.
솔가온님은 공인인증서가 무엇인지 어떻게 발급받는지 잘 몰랐다. 전화와 문자메시지 이용은 가능하지만, 휴대폰이나 컴퓨터로 무언가를 하는 것은 어려운, 평범한 60대 어르신이었다.
접수기간은 단, 이틀, 공인인증서를 만들어 방문하겠으니 접수를 도와달라는 어르신은 연락이 없었다. 그리고는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가 왔다.
“공인인증서 만들기 복잡하고 번거로워서 현장접수 하려고 SH공사 본사에 왔는데 오늘 접수할 수 없다고 내일 오래요. 오늘 사람이 너무 많이 와서 1800번까지만 신청해줄 수 있고 나머지는 내일오라고 하네요. 어떡하죠?”
그날 오후 SH공사 홈페이지 공지사항에는 이런 공지문이 올라왔다.

(출처: SH서울주택도시공사 홈페이지, ‘본사 방문청약접수시 대기 소요시간 4~5시간이 예상되오니 가능한 인터넷 또는 모바일을 통해 청약접수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참 무책임해 보였다.)
IT기기의 빠른 발전으로 청년이나 정보접근성이 뛰어난 사람들은 매우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다.
카페 방문 전 ‘사이렌 오더’를 이용하여 주문하면 결제까지 완료되어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음식점에서는 키오스크를 이용하여 직접 주문 후 결제까지 할 수 있다.
인터넷은행의 발달은 공인인증서가 필요 없으며 수수료 부담도 적고 이율도 높은 금융상품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변화되었다. 보험도 보험설계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가입할 수 있다.
요즘은 학생들이 과제를 할 때 책을 찾아보지 않고 유튜브를 통해 자료를 얻는다고도 한다. 관심 갖지 않으면 발전의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변화하고 있다.
그에 비해 정보 접근이 빠르지 않은 계층은 점점 더 불편하고 소외되는 세상에 살게 되는 것 같다.

(출처: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디지털 소외 노인”으로 검색)
이번 국민임대주택 모집공고에 공지문이 올라올 정도로 현장접수에 많은 대기자가 몰린 이유는 무엇일까?
청년과 신혼부부 정책 강화로 행복주택으로 해당계층의 모집은 늘어났지만, 상하반기로 모집하던 국민임대주택 모집공고는 모집인원이 줄어들었다.
청년도 신혼부부도 아닌 중고령층은 국민임대주택 일반계층 전형으로 지원이 가능하다. 그렇기에 이번 모집 공고에 기대하고 신청하러 방문접수한 분들이 몰렸으리라 생각한다.
일을 하고 계셨던 설가온님은 그 다음날 근무처에 양해를 구하고 은행에 방문 후 공인인증서 발급을 받아 센터에 오셨다. 실무자의 도움을 받아 접수를 마쳤다.
방문 접수하러 집에서 멀리 떨어진 본사까지 시간을 내어 간 분들.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수 없던 분들은 다음날 접수를 잘 마쳤을까?
이번 접수 과정을 보며 빠르고 편리한 것이 모두에게 좋은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임대주택은 동일순위 지원자 중 우선순위 부여시 취약계층(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등)에 가산점을 부여한다. 취약계층을 우선적으로 입주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라면 신청과정도 취약계층에게 편리한 신청방법을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공인인증서 없이도, 본사까지 방문하지지 않아도 가능한 접수 방법의 모색이 꼭 필요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