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좋은마을] 마을택배(주) 살기좋은마을의 새로운 도전과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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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미래 19-07-01 11:35본문
2년 전부터 쿠팡은 곧 적자에 허덕이다 망할 거라는 이야기들이 소위 전문가라는 집단 내에서 조차 회자되었다.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쿠팡과 같은 소셜커머스 기반의 인터넷 쇼핑몰뿐만 아니라, 대기업 유통업체와 기존의 택배 물류 회사들까지 쿠팡과 같은 *풀필먼트 기반의 유통물류회사가 접수 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풀필먼트(Fulfillment) : 고객의 주문에 맞춰 물류센터에 제품을 피킹, 포장하고 배송까지 하는 과정 전반을 말한다. 과거에는 물류업계에서 사용하던 단어였지만, 근래엔 전자상거래의 빠른 성장으로 유통업계에서도 흔히 사용되는 단어다.
전통적인 이유 중 한 가지는 자본의 힘이 발휘되는 온라인 업계의 승자독식 공식이 있기 때문이고, 또한 온라인 쇼핑몰로 매년 약 9% 성장을 20년간 지속해 왔던 비대면 물류업계 역시 쿠팡과 같은 유통 업체에 맥없이 추월당할 수 있다는 가정이 있다. 이 두 번째 이유의 근거는 내 짧은 소견으로는 풀필먼트 센터 운영의 효율성이 기존 방식인 *허브 앤 스포크 체계를 대체하는 시대의 변화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허브 앤 스포크(hub-and-spoke) : 이 방식은 전국 각지에서 생기는 대량의 물량을 허브로 집결시킨 후 지역별로 묶어 다시 이동시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장점이 있지만, 근거리 배송이 많을 경우 오히려 비용이 많이 든다. 최근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유연한 물류 네트워크가 물류업계의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결국 그동안 몇 년간 쿠팡이 적자를 내며 부동산 투자를 통해 물류센터를 구축해 왔던 전략은 생태계 교란이 아닌, 자본의 힘을 빌어 만들어낸 혁신적 변화다. 이는 싫더라도 인정할 날이 올 수밖에 없었던 변화의 바람이 될 것이다. 변화의 바람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초연결주의 5G ICT의 등장으로 IoT(사물인터넷) 환경의 콘텐츠 승자독식이 더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공유경제의 공간 플랫폼 활용은 사회적경제와 사회민주주의 기반의 이념적 개념과 공동체 활성화 운동에서 시작되었지만, 시장과 자본은 이 조차도 산업 생태계로 바꾸어 놓을 것이다. “누가 스타기업으로 서게 될 것인가?” 하는 일만 남았다.
최근 기재부는 물류산업 혁신방안을 내놓았다.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정부에서 국가 생산성 향상을 위해 산업육성 전략사업으로 정책 수립을 하는 것은 잘 대처하는 수순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중앙부처 및 관련부처의 실행계획이 아니라 어떻게 시장에서 참신한 스타트업이나 소셜벤처 회사들이 더 많은 투자 기회를 얻어서 특허 및 기술적 우위를 글로벌 기업이나 국내 대기업 보다 앞서 점유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식이 고민되어야만 한다. 소위 대박 사기꾼 집단으로 스타트업 생태계를 만들지 않고, 도전과 열정 속에서 산업 경쟁력의 주인공들로 키워 낼 수 있는 전략 수립이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 시장 생태계에 예민하면서 능동적으로 대처 할 수 있는 지원체계를 가질 수 있도록 국가는 많은 자원을 투자해야 한다.
이 시점에서 보통의 택배 기사보다 못한 수익을 얻으면서 마을택배를 유지하고 있는 나는, 물류 영역 어디에 서 있고 또 지금 어느 방향으로 발을 내딛고 있는가? 실버택배를 브랜드 시켜오면서 사회적 가치에 일정부분 유의미한 성과를 내는, 작은 기여를 한 것 외에 이제는 구체적인 산업의 역군으로서 실리적인 소득도 성과로 만들 구력이 생겼다고 자각한다.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CJ실버택배와 지난 2년간 구상했던 ‘일상생활지원’을 위한 노력을 이제 새롭게 각색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 그만큼 변화는 빠르다.
이제 AR 등의 개발과 시스템의 기술적 진보를 이용해서 물류와 유통의 무한 전쟁에서 생존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고, 아이디어를 콘텐츠로 창출해 내어 사회적경제로 이 분야를 풀어 가기 위해 또 다시 도전을 하려 한다. 버전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전투적 몸부림이다. 어떻게 사람들이 대중교통의 흐름에 몸을 맡기면서 짧은 이동 시간 동안 놀이에 집중하면서 중독되지 않을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을까? IoT의 신세계에서 IoA의 대안을 제시하는 것, 지금 하는 일에서 재미와 사회적기업의 성장, 일자리 창출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
이 새벽에 잠이 오지 않은 까닭이다.
일자리사업국장 오범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