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여는집] 노숙인들은 아프면 어디 병원으로 가나요? <코로나 19에 밀린 공공의료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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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미래 21-04-28 17:27본문
지난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해 한 해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2021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하루 평균 5~7백 명대의 높은 확진자 수를 유지하며 위드 코로나 시대가 된 듯하다.
노숙인의 자활을 돕는 아침을여는집의 경우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게 됐다.
프로그램은 줄었고, 공공근로도 많은 지원자로 인해 선정이 쉽지 않았으며, 그 밖에도 아침을여는집 식구들이 자주 이용하던 시립 동부병원이 작년 12월 7일부터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갈 곳을 잃게 된 것이다.
다른 시립 병원들 역시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노숙인들이 진료를 볼 수 있는 병원은 국립의료원과 보라매 병원으로 축소되었고 이들 역시도 제한된 시간동안 특정 과의 진료만 볼 수 있게 됐다.
노숙인들의 선택 폭이 좁아진 것은 물론이고 거리도 멀어져 시간이 오래 걸리는 등 불편을 겪고 있기에 공공병원의 확충과 강화는 절실하다.
이에 서울시는 복지부에 지정돼있던 노숙인 진료 시설의 제한을 풀고 모든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볼 수 있도록 건의한 상태이나 이에 대한 복지부의 답변은 들을 수가 없다.
공공의료는 국가가 모든 국민에게 필수 의료서비스를 형평성 있게 제공하는 것으로 노숙인 같은 의료취약계층이 다른 사람들과 같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받게 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이마저도 쉽지 않게 됐다.
코로나19 이전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병상 자원이 풍부한 나라 중 한 곳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19가 발생하면서 급격히 늘어나는 확진자와 자가격리자로 인해 병상이 부족해졌다. 심지어 자가격리 대기 중 사망 사례가 나오는 등 공공의료기관 수용 한계를 넘어서는 일이 발생하게 되었고 이러한 상황에 대해서는 대처가 부족했다.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도 정부는 공공의료 자원 확충을 주요 추진과제로 삼았지만, 이번 코로나19사태를 겪으며 보니 아직도 공공의료 서비스의 한계점이 보였다.
특히나 우리나라 전체 병상 중 공공병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10.2%로 OECD 평균인 56.2%에 한참 모자라는데도 불구하고 새로 지어지는 공공병원이 없다는 현실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는 경제성, 정책성, 지역균형발전을 평가하는 예비타당성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여 생기는 일이다.
메르스, 사스,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이 지속해서 발생하지만 경제성의 논리에 공공병원의 설립이 미뤄진다는 것은 의료취약계층을 더욱더 사지로 몰아넣는 것이 아닌가 싶다.
지금이라도 누구라도 의료취약계층이 될 수 있기에 모든 국민이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공공병원 확충과 강화는 미뤄둘 일이 아닌 바로 지금 시작해야 할 일인 것이다.
아침을여는집 실무자 조 명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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